관광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 늘 이곳에 살아왔습니다.익숙한 골목과, 계절마다 같은 자리에 피고 지는 꽃들과,사계절 내내 낯선 이들이 찾아오는 풍경들 속에서 말이죠.그저 ‘사는 곳’이라 여겼던 이 도시가정년을 앞두고 문득 다르게 다가옵니다.수십 년간 바쁘게 오가며 지나쳤던 풍경이이제는 천천히, 그리고 깊이 스며듭니다.아침이면 관광버스가 늘어선 풍경 너머로안개에 잠긴 산과 바다가 고요히 손짓하고,저녁이면 여행객들 웃음소리 사이로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도시의 숨결이 들려옵니다.바삐 흘러가던 시간이 멈춘 듯한 요즘,이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새삼 깨닫습니다.잠시 머물다 가는 이들의 시선과,오래도록 살아낸 이의 시선은분명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그리운 풍경이 눈앞에 있고,늘 그 자리에 있던 풍경이 새롭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