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과 함께 자라는 것들장마비가 잠시 주춤한 일요일.흐릿한 구름 사이로 간혹 햇살이 고개를 내밀던 오후였다.어제 본 모습과는 또 다르게, 수박줄기와 애호박 줄기가 놀랄 만큼 길게 뻗어 있었다.물기를 머금은 흙 위로 싱그러운 잎사귀들이 마치 세상에자신을 증명하듯 끝없이 뻗어 나가고 있었다.오이도 주렁주렁, 고추도 주렁주렁.이대로라면 다음 주쯤이면 따뜻한 밥상 위에 첫 수확이 올라오겠지.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식물은 이렇게 하루하루 자라는데, 우리는 얼마나 자라고 있는 걸까?올해 들어 부쩍 아내가 다리를 자주 아파했다.어제는 결국 병원에 다녀오더니,약봉지를 조심스레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이제 자주 누워 있어야겠네…”말끝을 흐리는 그 모습에 괜히 마음 한쪽이 서늘해졌다.결국 작은 주말농장은 어느새 ..